초록빛 미지의 세계
이끼계곡

울창한 나무와 형형색색 화려한 꽃에 비해 주목받진 못하지만, 이끼는 생태계 유지와 생물다양성 보존에 매우 중요한 존재다. 주로 습한 환경에서 자라는 이끼는 수분을 흡수해 저장하는 능력이 있는데, 건조한 환경에서는 수분을 공급해 주변 식물의 생존을 돕는다. 또 토양 내 미생물과 상호작용하며 영양분을 공급하기 때문에 이끼가 자라는 토양은 생물다양성이 풍부하다. 최근에는 탄소 흡수와 공기 정화 능력이 주목받으면서 이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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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는 주변 환경과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주변을 온통 녹색빛으로 뒤덮은 모습이 아름다워 사진작가들에게 특히 인기다. 강원 지역에는 우리나라 3대 이끼계곡이 모여 있다. 그중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은 영월의 상동 이끼계곡. 마치 초록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이끼 바위와 시원한 물줄기가 어우러진 모습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판타지 영화나 동화 속에 등장하는 요정이 사는 곳이 있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상동 이끼계곡은 31번 국도에 인접해 비교적 찾아가기 쉬운 편이다. 계곡 입구부터 이끼로 뒤덮인 바위가 1km가량 이어지는데, 그 끝에서는 이끼폭포도 만날 수 있다. 하늘이 겨우 보일 정도로 빽빽한 숲 사이에 자리해 한여름에도 서늘한 기운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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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평창에 위치한 장전리 이끼계곡과 삼척의 무건리 이끼계곡도 손꼽히는 여름 명소다. 비교적 접근성이 좋은 상동 이끼계곡에 비하면 조금 더 수고를 들여야 닿을 수 있다. 특히 무건리 이끼계곡은 첩첩산중에 위치해 계곡까지 가는 데 1시간가량 소요되지만 신비하고 황홀한 비경으로 보답해주니 들인 노력과 수고가 전혀 아깝지 않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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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계곡을 탐방할 땐 최대한 이끼가 훼손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무심코 이끼를 밟으면, 수십 년에 걸쳐 자란 이끼가 바위 표면에서 떨어져 나가거나 손상된다. 깊은 산속에 위치한 만큼 벌레도 많고 진드기에 물릴 위험이 있으니 긴팔과 긴바지를 입고, 미끄럽지 않은 신발을 신어야 한다.

상동 이끼계곡 강원 영월군 상동읍 천평리 60
장전리 이끼계곡 강원 평창군 진부면 장전리 32
무건리 이끼계곡 강원 삼척시 도계읍 무건리 도계읍 산 58

자연의 신비가 깃든
얼음골

세상에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더러 발생한다. 그중 하나가 얼음골이다. 높은 기온에서 자연적으로 얼음이 생기는 골짜기를 의미한다. 신기한 건 기온이 올라가는 한여름에 얼음 크기가 커지고, 기온이 낮은 겨울에는 온기가 느껴져 눈과 얼음이 빨리 녹는다는 것. 얼음골은 계절의 흐름과 시간이 거꾸로 가는 신비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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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골’이란 단어는 일반명사지만, 대개 얼음골을 밀양 얼음골과 동의어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얼음골의 상징 같은 곳이 바로 밀양 얼음골이다. 우리나라 3대 얼음골 중 한 곳으로 연간 4만 명의 방문객이 찾고, 여름철엔 하루 방문객이 1,300명을 넘길 정도로 사랑받는 명소다.
밀양 얼음골은 천황산 북쪽 중턱, 해발고도 600m 지점에 1만㎡ 규모로 형성된 너덜지대(돌이 많이 흩어져 있는 비탈 지대)에 위치한다. 입구에서 얼음골 결빙지까지는 450m 남짓. 나무 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금세 온몸을 감싸는 한기를 느낄 수 있다. 바위와 돌 틈 사이로 시원한 냉기가 뿜어져 나오는 얼음골 결빙지는 한여름 기온이 0.2℃에 불과하다. 6월 중순부터 얼음이 맺히기 시작해 7월 말~8월 초에 가장 많은 얼음을 볼 수 있다. 날씨가 서늘해지면 되레 얼음이 녹고 바위틈에서 따뜻한 바람이 나와 ‘밀양의 신비’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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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사이 바위틈에 얼음 알갱이가 알알이 매달린 한여름의 풍경은 볼수록 신비롭다. 얼음골 계곡은 깨끗한 물과 얼음장같이 차가운 수온 덕에 여름철 피서지로도 제격. 휴가 땐 아침부터 일찌감치 자리 잡고 물놀이를 즐기는 이들이 많다. 계곡물에 발 담그고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더위는 사라지고 진정한 휴식을 만끽할 수 있다.

밀양 얼음골 경남 밀양시 산내면 산내로 1647

억겁의 세월 품은
동굴

여름날 퍼붓는 장대비도, 뜨겁다 못해 타는 듯한 무더위도 피할 수 있는 곳. 연중 온도가 10~15℃로 시원하다 못해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는 동굴이야말로 여름철 최고의 피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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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동굴은 강원도 삼척에 위치한 환선굴이다. 약 5억3,000만 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석회암 동굴로는 동양 최대 크기다. 수행을 위해 동굴로 들어간 스님이 나오지 않자 신선이 되어 승천했다고 여긴 데서 ‘환선굴’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동굴 안에는 실제 스님이 쓰던 것으로 추정되는 집터와 아궁이, 절구 등이 남아 있기도 하다. 또 미인상, 거북이, 항아리 등 다양한 모양의 종유석과 석순, 석주가 웅장하게 발달되어 구경하는 재미가 넘친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답게 입구부터 엄청난 위용을 자랑한다. 탐방로를 따라 걷는 데만 1시간이 소요될 만큼 넓고 볼거리도 풍부하니, 여유 있게 둘러보려면 시간을 넉넉히 잡고 가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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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호 변에 위치한 활옥동굴은 100여 년간 활석, 백옥, 백운석을 채광하던 광산이었다. 폐광이 되면서 방치되었다가 지난 2019년 활옥동굴로 재탄생했다. 2.5km 구간에 각종 조형물과 공연장, 와인저장고, 건강테라피존, 동굴오락실 등을 조성하고 LED 조명과 미디어 아트를 설치해 국내 최고의 동굴 테마파크로 거듭났다. 활옥동굴의 하이라이트는 동굴 안에서 즐기는 카약이다. 암반수가 고여 형성된 호수에서 투명 카약을 타는 체험으로 150m의 짧은 구간이지만, 직접 노를 저어 동굴을 탐험하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볼거리와 즐길거리는 물론 곳곳에 사진 스폿도 많아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인기다.

환선굴 강원 삼척시 신기면 환선로 800
활옥동굴 충북 충주시 목벌안길 26

그림 같은 비경
폭포

숲과 바위 사이를 가르며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폭포. 하얗게 부서지며 떨어지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하고, 청량한 기분을 선사한다. 자연이 빚은 조각이라 불리는 폭포는 맑은 물과 푸른 숲,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 같은 비경을 자랑한다. 사계절 모두 아름답지만 수량이 풍부한 여름철엔 매력이 배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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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산이 많은 만큼 다양한 폭포가 즐비하다. 아름다운 비경 덕에 명승지로 알려진 곳이 여럿인데, 가장 많이 회자되는 곳이 재인폭포다. 경기도 연천 한탄강에 위치한 재인폭포는 북쪽의 지장봉에서 흘러내린 물이 18m 절벽 아래로 쏟아지며 형성된 폭포다. 약 27만 년 전 분출된 용암이 식으면서 빚어낸 현무암 주상절리가 폭포의 위용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현무암을 뚫고 나와 하늘 위로 솟은 나무, 깎아낸 듯 펼쳐진 주상절리, 낙하하는 하얀 물줄기와 에메랄드빛 소(沼)가 어우러진 풍경은 한 번 보면 쉽게 잊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폭포를 관람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27m 높이의 전망대에선 폭포를 한눈에 담을 수 있고, 계단 아래로 내려가 폭포 바로 앞에서 시원한 물바람도 맞을 수 있다. 폭포 주변으로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트레킹 코스로도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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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는 잘 알려진 폭포가 여럿이지만, 그중 엉또폭포는 독특한 특징으로 유명하다. 평소에는 보일 듯 말 듯 숲속에 숨어 있다가 한바탕 비가 내리면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보통 때는 울창한 숲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고 메마른 상태지만 70mm가 넘는 비가 쏟아지면 50m 절벽 아래로 엄청난 물보라를 일으키며 물줄기를 뿜어낸다. 폭포를 둘러싼 천연 난대림과 기암절벽이 어우러진 풍경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웅장하다. 비와 함께 등장하는 반짝 폭포인 만큼 날씨 체크는 필수다. 웹사이트(www.funjeju.com)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CCTV를 통해 폭포 상태를 볼 수 있으니 방문 전 확인해볼 것.

재인폭포 경기 연천군 연천읍 고문리 21
엉또폭포 제주 서귀포시 강정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