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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에서 느끼는 자유

촌으로 떠나는 휴가, 촌캉스. 시골에서 보내는 휴가의 매력에 대하여.

Editor 이슬지


마음이 복잡할 때마다 찾아보는 영화가 있다. 김태리 주연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 임용고시에 실패한 고시생 혜원(김태리 분)이 고향 집에 내려와 보내는 평범한 날들의 기록 같은 영화다. 제철 재료로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사계절을 음미하고, 흘린 땀만큼 수확하며 ‘뿌리고 심는 대로 거둔다’는 진리를 깨닫게 하는 시골에서의 삶.
물론 시골에서의 생활이 영화에서 느꼈던 낭만과 감성만으로 채워져 있지는 않다. 고즈넉한 기와집 대청마루에 걸터앉아 자연 풍광을 감상하거나 마당 평상에 누워 신선놀음하는 날이 얼마나 될까? 내가 기억하는 시골은 모든 게 느리고 불편한 것투성이다. 게다가 벌레는 어찌나 많고 다양한지, 밤은 또 왜 이렇게 빨리 찾아오는지. 화장실 가는 게 공포영화보다 더 무서운, 많은 인내심과 담력을 필요로 하는 곳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시골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며 마음의 위안을 얻고, 또 상당수는 시골에서의 생활을 꿈꾼다. 귀농이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시기도 있었다. 귀한 휴가를 탈탈 털어 시골에서 ‘한 달 살기’에 올인하고 이제는 젊은 세대까지 ‘촌캉스’를 떠나는 시대. 이제 휴가 하면 무조건 ‘바다’를 떠올리는 건 옛말이 되었다.

촌(村)스러움에 스며들다

언제부턴가 시골을 배경으로 한 TV 프로그램이 많아졌다. 유명 연예인이 수수한 차림으로 등장해 시골집 아궁이에 불을 때서 가마솥에 밥을 짓고, 집 앞 텃밭에 직접 심고 키운 채소로 요리를 하며, 침대도 없는 딱딱한 온돌바닥에서 잠을 자야 하는 시골 생활. 이 지루한 포맷, 고루한 영상에 젊은 세대들이 관심을 보인 건 정말 뜻밖이었다.
실제 자연인의 삶을 다룬 TV 프로그램이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면, 최근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시골 생활에 대한 관심이 TV 프로그램 시청을 넘어 직접 체험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체 이게 뭐지?’ 했던 물음이 ‘와, 이거 재밌겠는데?’라는 호기심으로 번진 것. 시골을 뜻하는 ‘촌(村)’과 ‘바캉스(Vacance)’의 합성어 ‘촌캉스’가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떠오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세상 촌스러움이 단숨에 ‘힙’하게 변화했다.
촌캉스의 유행은 팬데믹의 영향도 한몫했다. 해외에 나갈 수 없어, 국내 여행지에 눈을 돌리니 도심 핫 플레이스나 유명 관광지는 사람들로 인산인해. 좀 더 한적하고 안전한 여행지에 대한 갈망, 여기에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경험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면서 촌캉스가 각광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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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캉스의 가장 큰 매력은 여유가 넘친다는 것. 꽉 짜인 일정표대로 볼거리, 먹거리를 찾아다니는 숨가쁜 여행과는 다르다. 어딜 가지 않아도, 특별한 계획이 없어도 크게 무료하지 않다. 햇볕, 바람, 나무, 작은 꽃까지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자연을 둘러보는 일만으로도 심심할 틈이 없다. 하루쯤은 휴대폰을 잠시 끄고, TV도 인터넷도 없는 하루를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해줄 것이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처럼, 손수 밥을 해 먹는 것도 큰 재미다. 깊은 시골에 음식 배달이 될 리 없으니 직접 지어 먹는 수밖에. 불도 피워야 하고 재료 하나하나 준비하는 수고가 따르지만, 직접 해 먹는 한 끼 식사는 스스로에게 정성을 선물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호캉스 대신 ‘촌캉스’, 오션 뷰 대신 ‘논밭 뷰’가 대세인 시대. 촌캉스 핫 아이템, 몸뻬에 밀짚모자 쓰고 자연이 주는 힐링 서비스를 누려보자. ‘불멍’은 물론, 시골 하늘을 수놓은 별을 바라보는 ‘별멍’은 덤이다. 불편함마저 감성으로 다가오는 촌캉스. 자연이 주는 편안함과 시골만의 매력이 만나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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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품을 닮은 숙소에서 보내는 하룻밤

촌캉스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더불어 시골 할머니 댁을 연상시키는 숙소가 인기다. 대중교통만으로는 갈 수 없을 만큼 곳곳에 숨겨져 있지만, 찾는 이들이 많아 예약은 필수.
영천 ‘유상리 외할머니집’은 이름 그대로 어린 시절 머물던 외할머니 집을 떠올리게 한다. 하루에 시내버스가 4번밖에 들어오지 않을 만큼 깊은 산골에 위치해 있는데 더욱 매력적인 건, 주인의 진짜 외할머니 집이라는 점. 화장실과 샤워실이 밖에 있고, 온수도 사용 시간 제한이 있으며, 가까운 곳에 작은 슈퍼 하나 없지만, 시골집이 주는 따스함에 그 정도 불편함은 눈 녹듯 사라진다. 마당 화덕에서 바비큐는 물론 ‘불멍’도 가능하고, 밤하늘을 바라보며 ‘별멍’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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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도심을 벗어나 자동차로 10분 남짓 달리면, 작은 마을에 자리한 ‘고은리고택’을 만날 수 있다. 마치 산이 감싸 안은 듯, 자연에 폭 안겨 있는 고은리고택(고선재 게스트하우스)은 무려 철종 12년(1861년)에 지어진, 국가민속문화재 제133호이기도 하다. 외관은 물론 내부까지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머무는 동안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곳의 주인인 이돈희 씨 부부는 고택의 운치를 살려 ‘고선재’라는 찻집과 게스트하우스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대청마루에 앉아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차 한잔하는 여유와 함께 160년 된 고택에서의 특별한 하룻밤은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준다.
좁은 시골길을 한참 지나야 닿을 수 있는 ‘방아리 코테지’도 빼놓을 수 없다. 이곳 주인은 할아버지가 남기고 떠난 오래된 시골집을 개조해 감성적인 공간을 만들었다. 그저 먹고 자고 이야기 나누며 사람 그리고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라는 주인의 마음을 담아 공간을 마련했다. 깨끗하게 정리된 방 안에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소품들이 향수를 자극하고, 시골집의 아늑한 인테리어는 마음에 평온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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