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살을 가르는 감동 실화
<더 스위머스>

영화는 전쟁을 겪으면서도 꿈을 향해 나아가는 수영 선수 자매의 극적인 올림픽 출전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2015년, 수영 코치이자 자매의 아버지는 딸 사라와 유스라가 시리아 국가대표가 되고 올림픽에 출전하길 고대한다. 내전 중 많은 시리아인이 안전한 독일로 떠나지만 시리아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자매는 시리아에 머문다. 그러나 대표 선발전이 열리는 수영장에 폭탄이 떨어지면서 자매는 고향을 떠나 튀르키예를 거쳐, 그리스를 향해 작은 보트를 타고 지중해를 건넌다.

유럽으로 가는 자매의 여정은 실로 험난하고 위험천만하다. 수많은 희생자를 뒤로하고 목적지인 독일에 도착하지만 지난한 서류심사로 자매는 절망한다. 자매는 지중해 탈출 과정에서 무게를 줄이기 위해 용감하게 바다에 뛰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보트를 육지로 끌어 많은 난민의 목숨을 구하는 인류애를 발휘한다. 온갖 설움을 딛고 훈련에 매진한 유스라는 마침내 리우올림픽 출전 자격을 획득한다. 토론토영화제에서 기립박수를 받은 <더 스위머스>는 꿈을 향해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 두 자매의 강인한 정신과 휴머니즘이 큰 울림을 주는 작품이다.

The Swimmers(2022, 영국·미국)
감독 셀리 엘 호세이니
출연 마날 이사, 마치아스 슈와바이어퍼, 알리 슐리만 외
장르 드라마

풍요롭게 채워지는 여름 식탁
<강변의 무코리타>

무더운 여름, 야마다는 교도소에서 출소한 후 일자리를 찾아 작은 어촌으로 온다. 마을 공장에 취직한 그는 사장의 소개로 낡고 오래된 무코리타 빌라에 입주한다. 집주인 미나미는 미혼모이고, 초면에 욕탕을 빌려 사용하겠다는 옆집의 엉뚱한 시마다와 이웃으로 지내며 조용히 살고 싶었던 야마다의 심기가 어수선하다. 시작부터 엇박자였던 야마다와 이웃사촌 간의 관계는 음식을 매개로 조금씩 풀려나간다. 무례하고 황당하다고 느꼈던 시마다는 돈이 떨어져 허기진 야마다에게 직접 키운 야채를 나눠주고, 첫 월급으로 차린 소박한 식사에는 빈 밥그릇을 가지고 끼어든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상처와 전과가 있음에도 그를 인정하고 용기를 주는 사장과 친절하고 섬세한 집주인 그리고 소란하지만 인간적인 이웃과의 만남을 통해 야마다는 고립된 마음을 서서히 열게 된다. 소박하게 차려내는 야마다의 식탁은 이웃의 따스한 정과 관심으로 나날이 풍요롭게 채워진다. 영화는 동해와 맞닿은 일본 호쿠리쿠의 도야마현을 배경으로 고온 다습한 일본의 여름을 있는 그대로 아름답게 보여준다.

Riverside Mukolitta(2023, 일본)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마츠야마 켄이치, 무로 츠요시, 미츠시마 히카리 외  
장르 드라마

골을 향한 뜨거운 열정
<넥스트 골 윈즈>

남태평양에 위치한 미국령 사모아는 2011년 FIFA 랭킹 204위 최하위팀으로 전패 기록을 이어간다. 1994년 첫 국제대회에 출전했지만 17년 동안 A매치 30연패를 기록하며 실점만 무려 229골에 달했다. 절망적인 전력에도 불구하고 전 국민은 오직 1승만을 염원했다. 그러던 중 2014년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통가를 2 대 1로 꺾고 첫 승리와 더불어 두 골을 넣는다. 이 기적적인 실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 <넥스트 골 윈즈>. 영화는 실적 부진과 인성 논란으로 퇴출된 축구 감독 토머스 론겐이 사모아팀을 맡게 되면서 시작한다.

처음 감독 눈에 비친 축구 선수들은 축구의 기본기조차 모르는 오합지졸이었다. 다혈질 감독의 리더십은 매번 느긋하고 낙천적인 사모아인의 기질과 충돌하지만 어느새 그들의 문화와 배경을 이해하면서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간다. 모든 것이 부족한 사모아팀의 목표는 승리도, 우승도 아닌 오직 한 골. 그들이 이뤄낸 뜨거운 한 골의 여정, 웃음과 감동이 시원하게 마음을 적시는 영화다.

Next Goal Wins(2024, 미국·영국)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출연 마이클 패스벤더, 오스카 카이틀리 외  
장르 코미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