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 미식 여행
더운 나라에서는 무엇을 먹을까? 여름의 지혜가 깃든 남미ㆍ태국 미식과 맛집 추천.
중남미 대표 요리, 세비체

세비체는 남미에서 즐겨 먹는 해산물 샐러드다. 싱싱한 생선이나 해산물을 익히지 않고 얇게 포 떠서, 레몬즙이나 라임즙, 향신채에 재운 뒤 먹는다. 먼 옛날부터 페루와 멕시코 등의 바닷가 마을에서는 산성을 띠는 과일 주스로 해산물을 절여 보관성을 높였는데, 이후 레몬과 라임이 전파되어 이를 주로 사용하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 바닷가에 횟집이 많이 있듯, 페루 해변에는 세비체 전문 식당, ‘세비체리아’가 늘어선 곳이 많다. 상큼한 세비체는 화이트 와인과 환상적인 페어링을 자랑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남미 요리 전문점이 드물어 쉽게 접하기 어렵지만, 비스트로앤트로에서 근사한 세비체와 와인 페어링을 경험할 수 있다. 제철 재료와 다양한 향신료, 직접 만든 육수로 수준 높은 요리를 선보이는 캐주얼 와인바다. 세비체 역시 계절마다 가장 신선한 재료로 음식을 만든다. 겨울 방어와 광어, 봄 도미와 보리숭어 등 제철 생선에, 여름 참외와 청포도, 겨울 망고와 사프란 등으로 소스를 만들어 버무린다.

비스트로앤트로의 ‘앤트로’는 인류학을 뜻하는 ‘앤트로폴로지(Anthropolgy)’에서 따온 단어. 다양성을 존중하며 공존하는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의미다. 그 철학에 맞게 세계 각국 요리를 자신만의 색으로 재해석하며 ‘무국적 음식’을 선보인다. 바삭한 가지튀김과 멕시코 토마틸로 살사 소스, 스페인 아몬드 가스파초 아호블랑코, 중동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양고기 미트볼과 킨트 피타브레드 등 국경을 넘나드는 색다른 미식을 경험할 수 있을 것.
비스트로앤트로
주소 서울 강남구 논현로159길 12, 1층
문의 02-6448-1887
인스타그램 @bistroanthro
태국의 이열치열 똠얌

동남아의 열기와 눅눅한 공기는, 그보다 더 뜨겁고 맵고 진한 국물 요리로 극복할 수 있다. 우리가 여름 보양식으로 삼계탕을 먹듯 태국에서는 똠얌 요리를 즐겨 먹는다. 감기에 걸렸을 때 몸보신을 하거나 지치고 입맛 없을 때 기운을 차리기 위한 요리다.
똠얌의 똠(Tom)은 ‘끓이다’, 얌(Yam)은 ‘샐러드를 섞다’는 의미. 말 그대로 온갖 향신료를 넣고 뜨겁게 끓인 요리라는 뜻이다. 똠얌은 생강의 일종인 갈랑가, 레몬그라스, 라임 잎, 새우 머리나 닭고기 등을 진하게 우린 육수에 버섯과 고기 등 건더기를 넣어 만든다. 주재료가 새우면 똠얌꿍, 닭고기면 똠얌카이, 오징어면 똠얌쁠라믁이 된다. 수 가지 똠얌 요리가 존재하는 것. 생선 머리를 넣는 똠얌후어쁠라도 있다. 이 중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건 역시 새우로 요리한 똠얌꿍이다. 현지에서도 해안가를 중심으로 발달해 전역에서 맛볼 수 있다. 태국은 크고 탱글탱글한 블랙타이거 새우가 많이 잡혀 싱싱하게 요리하기 좋다.


똠얌 요리는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일찍이 프랑스 부야베스, 중국 샥스핀 수프와 함께 세계 3대 수프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태원 부다스벨리 레가시는 똠얌꿍이 맛있기로 유명한 태국 요리 전문점. 국내에서 몇 안 되는 ‘타이 셀렉트 시그너처(Thai Select Signature)’ 인증 레스토랑이기도 하다. 타이 셀렉트 시그너처는 태국 상무부 국제무역진흥국이 해외 각국의 태국 요리 전문점을 검증해 우수한 곳에 수여하는 인증서다. 그만큼 현지의 맛과 음식 문화를 오롯이 알린다는 의미. 부다스벨리 레가시의 셰프는 모두 태국인으로 현지 고유 맛을 생생히 전한다. 태국 고유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인테리어도 훌륭하다. 대나무와 라탄 등 원목 소품, 은은한 미소의 불상과 화려한 코끼리 자수 패브릭 덕분에 단숨에 태국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부다스벨리 레가시
주소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40길 48
문의 1666-2753
인스타그램 @buddhasbelly_offic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