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롭게 즐기는 산
산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각각의 특징과 매력을 알아보고 나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아보자.
걷는 즐거움, 하이킹 & 트레킹
하이킹(Hiking)의 사전적 의미는 ‘심신의 단련이나 관광을 목적으로 걸어서 여행하는 일’이다. 자연 속을 거닐며 풍경도 감상하고, 여유를 즐기는 활동이라 볼 수 있다. 꼭 산이 아니더라도 집 앞 공원이나 산책로를 걷는 것도 하이킹에 해당한다. 특별한 기술이나 장비 없이, 두 발을 이용해 자연을 천천히 즐기는 방법이다.
트레킹(Trekking)은 ‘소달구지를 타고 먼 길을 여행한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과거 남아프리카 원주민들이 달구지를 끌고 새로운 정착지로 이동한 데서 비롯된 용어다. 보통 등산과 트레킹을 비슷하거나 같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미묘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 등산의 목적이 산 정상에 오르는 것이라면, 트레킹은 산의 경치를 즐기는 여행에 가깝다. 일반적으로 4,000m급 산에서 수백에서 수천 km의 거리를 걷는데, 길게는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
하이킹과 트레킹은 ‘자연 속에서 걷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같지만, 트레킹의 장소가 주로 산이라면, 하이킹은 모든 자연의 공간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범위가 더 넓다. 트레킹은 더 높고 먼 거리를 오랜 시간 걸어야 하기에 하이킹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의 활동이다. 따라서 높은 체력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최고의 액티비티, 산악자전거
가을은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이다. 따뜻한 햇살과 선선한 바람을 온몸으로 만끽하기에 자전거만 한 게 또 있을까. 보통 한강이나 교외의 자전거 도로에서 라이딩을 즐기는 경우가 많은데, 산에서도 얼마든지 자전거를 탈 수 있다.
마운틴 바이크(Mountain Bike), 일명 MTB라 불리는 산악자전거는 이름 그대로 산에서 탈 수 있도록 만든 특수 자전거다. 순간적으로 강한 토크를 발휘할 수 있는 기어비, 충격 흡수를 위한 서스펜션 등 일반 자전거와 달리 부품과 장치, 프레임이 산악용으로 최적화되어 있다. 덕분에 바위, 나무뿌리, 자갈, 높은 턱 등 험준한 지형의 산속에서도 안전하게 탈 수 있다.
산악자전거는 그 자체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산속을 빠르게 내달리는 쾌감, 어려운 지형을 정복하며 느끼는 성취감,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엄청난 운동량으로 체력 증진은 물론 스트레스 해소에도 탁월하다. 쉴 새 없이 산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몸은 고되지만, 오히려 정신은 맑아지고 마음의 평온을 찾게 된다.
산악자전거는 사전 준비와 교육이 필요하다. 기본기를 익혀야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 동호회에 가입해 도움을 받거나, 전문 교육기관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산에서 보내는 하룻밤, 백패킹
최근 몇 년 사이 백패킹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특히 등산을 좋아하거나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백패킹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 백패킹(Backpacking)은 ‘짊어지고 나른다’는 단어의 의미처럼 야영에 필요한 장비를 배낭에 넣고 이동하며 야외에서 1박 이상 머무르는 활동을 일컫는다. 하이킹과 캠핑을 결합한 형태라 보면 이해하기 쉽다.
197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백패킹이 우리나라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건 불과 10여 년 전. 등산 애호가들이 산에 오래 머물기 위해 캠핑을 시작한 데서 비롯했다. 자연 속에서 보내는 하룻밤에 흥미를 느낀 캠퍼들도 합세하며 그야말로 붐이 일었다. 계절과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고,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곤 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이겨내는 게 바로 백패킹의 매력. 백패킹을 자유와 모험에 비유하는 이유다. 숲에 둘러싸여 잠을 청하고, 아침을 맞이하는 경험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한다.
배낭을 꾸릴 땐 욕심을 버려야 한다. 배낭이 가벼울수록 몸도 마음도 자유롭다. 불필요한 건 빼고 최대한 무게와 부피를 줄이는 게 관건. 장소 선정도 매우 중요하다. 야영과 취사가 가능한 산인지 확인하고, 미리 지형을 파악하면 도움이 된다.
짜릿한 모험, 암벽등반
보통 ‘등산’과 ‘등반’을 혼용해서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등산(登山)과 등반(登攀)은 엄연히 다른 의미의 단어다. 말 그대로 산에 오르는 행위를 뜻하는 등산에 비해 등반은 보다 좁고 전문적인 개념이다. 등반의 ‘반(攀)’은 휘어잡거나 당긴다는 뜻으로, 전문 장비를 이용해 급격한 경사의 암벽을 오르는 행위를 ‘등반’이라고 한다. 암벽등반은 단순히 걸어서 산을 오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전문 분야인 셈. 등산과 등반을 구분해서 사용해야 하는 이유다.
암벽등반은 산을 가장 짜릿하게 오르는 방법이다. 또 기술과 체력, 정신력을 바탕으로 한 모험이자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도전이기도 하다. 힘든 만큼 성취감도 높고, 자연과 함께 호흡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암벽등반은 수십에서 수백 미터 절벽을 올라야 하기에 육체적·정신적으로 높은 능력이 요구된다. 빠른 동작은 없지만 당기고 들어 올리는 동작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심폐지구력은 기본. 몸 전체의 근육을 사용하는 만큼 높은 체력과 유연성, 균형감각도 필요하다. 암벽의 모양과 형태가 다양하고 암질에 따라 바위의 강도도 달라 각 암벽에 맞는 등반 기술도 습득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안전. 철저한 교육과 충분한 연습은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