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잔의 감동
와인과 함께하는 영화는 더 진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와인을 통해 인생을 깨닫게 하는 영화.
달콤한 제2의 인생
<와인 패밀리>

영화의 주인공 마르코(조 판톨리아노 분)는 이탈리아 이민자로 캐나다 자동차 회사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러나 자연을 존중하는 자신의 신념에 배치되는 회사정책에 실망해 사표를 던지고 자신의 뿌리가 있는 이탈리아 남부 소도시 아체렌자행을 결심한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마르코의 결정에 아내는 함께하지 못하고 결국 마르코 홀로 비행기에 오른다. 그러나 도착한 할아버지의 포도농장은 세금 체납으로 압류당하고 출입이 제한당한 채 폐허가 돼버렸다. 마르코는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할아버지의 포도밭을 되살리고 집안의 가업을 잇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일할 수 있는 젊은 사람들은 모두 도시로 나가고 와인 제조 기술자는 할아버지와 포도농장을 관리하는 마르첼로뿐이었다. 포도밭을 다시 일구려면 많은 인력과 마르첼로의 도움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그는 마르코의 꿈이 비현실적이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과연 마르코는 현실의 벽을 뚫고 할아버지의 와인 전통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영화 촬영지인 아체렌자의 풍광은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의 모델이 될 정도로 아름답고 목가적이다. 이탈리아 자연을 만끽하며 와인의 향기에 취하기에 러닝타임 94분이 아쉽게 느껴진다.
From the Vine(2021, 캐나다 ∙ 이탈리아)
감독 숀 시스터나
출연 조 판톨리아노, 웬디 크로슨, 폴라 브랜카티, 마르코 레오나르디 외
장르 드라마, 코미디, 멜로/로맨스
힙합으로 숙성시킨 꿈과 열정
<와인을 딸 시간>

배경에 깔리는 힙합 음악과 와인이 이보다 잘 어울리는 영화를 또 볼 수 있을까? 가업을 잇기를 바라는 아버지와 꿈이 있는 아들의 고민과 갈등 그리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젊은이의 여정을 다룬 성장 영화다. 가업인 바비큐 사업은 아버지의 영역이며 와인은 아들의 영역으로 바비큐가 만들어지는 장면과 와인 제조 과정을 매우 감각적이며 심미적으로 교차 편집한 부분이 특히 영화를 돋보이게 한다. 아버지는 교사의 꿈을 접고 대학 중퇴 후 가업을 이어받아 지역에서 유명한 바비큐 숍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아들은 여러 가지 핑계로 가업 전수에 소홀하고 와인 판매에만 열정적이다. 와인 소믈리에가 꿈인 아들은 손님들에게 와인을 힙합에 비유해 적절하고 재치 있게 와인에 대한 정보를 전한다. 아들의 이런 열정은 점점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기 시작하고 소믈리에에 대한 꿈은 점점 더 커져간다. 영화는 아버지와 갈등과 경제적인 고난 그리고 청년의 실패와 좌절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리고 어설픈 희망과 화해보다는 한 청년이 자신의 꿈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묵묵하게 걸어가는 열망에 주목한다. 실패를 통해 와인처럼 성숙해지는 주인공의 용기와 열정에 찬사를 보낸다.
Uncorked(2020, 미국)
감독 프렌티스 페니
출연 마무두 아티, 코트니 B. 반스, 니시 내쉬 외
장르 드라마
우리 삶에 숙성의 시간이 필요한 이유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

장(피오 마르마이 분)은 삼남매 중 장남으로 아버지가 싫어 집을 떠나 전 세계를 유랑하다 가정을 이루고 10년째 왕래가 없었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답답하다고 느끼던 고향 부르고뉴로 돌아온다. 둘째 줄리엣(아나 지라르도 분)은 똑 부러지는 성격으로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와이너리를 운영하면서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왕자처럼 자라 철없는 막내 제레미(프랑수아 시빌 분)는 결혼 후 장인과의 갈등 때문에 괴로운 마음을 가족에게 위안받는 중이다. 10년 만에 재회한 삼남매. 장남 장은 아버지 장례 후 미련 없이 부르고뉴를 떠나려고 하지만 아버지가 유산으로 남겨준 와이너리 때문에 그럴 수 없다. 삼남매는 아버지가 물려준 와이너리의 공동상속자로 숙명적으로 갈등하고, 운명처럼 한 통에 담기게 되는 포도주처럼 함께 익어간다. 오랜 시간 숙성이 필요한 와인처럼 서로의 존재에 사로잡혀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가는 이야기. 서로에게 기댄 채 어느덧 시간은 1년을 지나고 있는데…. 인간의 열정과 땀으로 포도가 영글고 포도주가 되어가는 과정을 부르고뉴 지역의 광활하고 인상적인 사계에 담은 위로와 화해의 영화다.
Ce qui nous lie, Back to Burgundy(2017, 프랑스)
감독 세드릭 클라피쉬
출연 피오 마르마이, 아나 지라르도, 프랑수아 시빌 외
장르 드라마